만화 둘리를 보고 한글을 공부했을 정도로 만화를 사랑하는 내가 애니메이션, 특히 재패니메이션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바로 "귀를 기울이면" 과 이 "에반게리온" 이다. 어릴때, 카피본의 비디오와 대여점에서 빌렸던 정말 정반대 성향의 두 애니를 보면서 다양한 주제와 풍부한 감성, 전문성이 넘쳐나는 일본 애니의 바다에 그야말로 빠져버렸었다.
이제 서른을 앞둔 시점에 무심코 사춘기 시절 "재미"만으로 보던 추억이 생각나서 다시 보게 되었다. 당시에는 정말 어렵게 구해서 비디오 테잎으로만 보던 애니를 이제는 쉽고 편하게 구한다음 여러 매체로 다시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도, 환경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애니를 받아들이는 마음도 틀려졌다고나 할까?
당시에는 정말 쉽거나 어려웠다. 그것이 다였다. 그냥 한번 보고 "멋지다" "예쁘다" "박진감 넘쳐" 가 다였지만, 이제는 그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보인다고나 할까... 특히 에반게리온은 아직도 성장통을 겪고 있는 나의 혼란스러운 마음과 비슷해서 계속 보게되었다.
잘 알고는 있다. 사람은 혼자일 수도 없고, 누구나 마음의 벽도 있고, 실수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아픔도 있고, 사회적인 동물이지만, 사회에 적응해 사는 것도 힘들고, 어른도 완벽할 수 없다. 그 외에도 많은 것을 담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혼란을 겪고 있는 개인들에게 실수를 두려워말고 현실을 맞이하라는 것을 강조하고나 할까... 신지의 입버릇 "도망가면 안돼" 와 마지막 25, 26 편의 결과, 이런것도, 저런것도 결국은 본인이 주인공이고 본인이 만들어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생각해보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가 보는 세상, 내가 듣는 소리, 내가 생각하는 미래가 진짜지 남이 생각하는 것, 남이 보고 느끼는 것은 참고일 뿐, 내가 그린 세상은 아니다. 실수로 인한 결과든, 의도하지 않은 사건이든, 경험을 통해 방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면서 "나를 만들어가는" 시간들이 진짜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없으면 "이 세상"도 없는 것이다.
웹서핑을 하다가 애니 감독의 의도가 인류보완계획이 사실은 오타쿠보완계획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오타쿠들에게 애니와 게임에 빠져서 주위를 거부하지 말라는 의미인가?? 감독의 의도가 어쨌든 내가 보기에도, 다른 이들이 보기에도 그 계획은 실패한 것이 분명하다.
왜? 더 많은 오타쿠를 양성하고야 말았으니.... 헙!!!!!!
자, 여기서 리서치 한번만......... 에반게리온의 장르는 무엇일까요?
잔인한 영상과 혼란스러운 대사들 뒤에 항상 마음을 움직여주던 엔딩. 너무나 마음에 들어 붙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