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투자가 열풍이라는데 직접 외국에 나가볼 수도 없고….” 본격적인 해외부동산 투자 시대가 왔지만 투자자들은 아직 해외부동산 자체가 낯설다.
하지만 해외부동산에 반드시 직접 투자할 필요는 없다.
금융권에서 다양한 해외부동산 펀드를 내놓았기 때문.
어떤 상품들이 등장했고 효율적인 투자법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어떤 상품 있나■
우리나라 해외부동산펀드는 이제 갓 걸음마를 뗀 단계다. 금융권에서 펀드를 속속 내놓고 있지만 기존 부동산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재간접투자상품)’ 형태를 띤 경우가 많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지난 7월 말 ‘피델리티 글로벌 부동산증권 펀드’를 선보였다. 자산의 50%를 미국 증시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다른 국가 리츠에 투자하는 재간접 상품이다. 부동산 직접 투자와 달리 상장된 부동산 투자회사의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방식을 취했다. 지역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홍콩 등 총 18개국에 분산돼 있다. 이 펀드는 현금화가 쉽고 매일 자산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할 수 있어 투명성이 높은 게 장점. 지난해 12월 설정한 이래 올 상반기까지 15.1%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소 가입금액은 300만원이고 미국 달러화를 기준 통화로 운용한다. 환매 수수료도 없다. 외환은행, 씨티은행을 비롯해 대한투자증권에서도 이 펀드를 판매한다. 펀드를 운용하는 스티븐 뷸러 피델리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 펀드는 투자대상 부동산의 높은 현금흐름을 고려할 때 이자 소득과 함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본소득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적은 비용으로 부동산 투자가 가능하고 상장된 유가증권에 투자하면서 유동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한다.
【맥쿼리 글로벌펀드 수익률 1위】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은 공동으로 전 세계 부동산펀드 및 리츠에 투자하는 ‘블루랜드 글로벌 부동산 재간접펀드’를 내놨다. 운용은 우리자산운용이 맡고, S&P투자자문이 펀드 선정과 비중 조정 등에 관한 투자자문을 제공한다. 편입 대상지역은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 전세계 부동산 펀드에 전체 자산의 80%를 투자하고 부동산 관련 기업 주식 등에 일부를 투자하는 방식이다. 펀드 자체적으로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하고 추가입금과 중도환매가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요즘 인기몰이 중인 적립식펀드처럼 매달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CJ자산운용은 올 7월 주요 국가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증권(리츠)에 투자하는 ‘CJ SLI 프로퍼티(Property) 재간접투자신탁1호’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자산의 80% 이상을 미국, 캐나다, 유럽, 아시아 등의 전세계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40여개 리츠와 관련 펀드에 재투자한다. 세계적인 부동산펀드 운용사인 스코틀랜드 SLI(Standard Life Investments)사와 공동으로 자산을 운용해 전문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맥쿼리IMM자산운용이 내놓은 ‘글로벌 리츠 재간접 투자신탁 펀드’ 역시 미국, 유럽, 호주 등 리츠와 부동산 투자회사에 재투자하는 상품이다. 호주에 편입된 자산비율이 높고 리츠 등 증권 편입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일본 시장 투자상품도 있다. 씨티은행은 최근 일본 부동산시장에 투자하는 ‘삼성재팬부동산재간접펀드’를 선보였다. 일본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세는 거품 붕괴 직전이었던 90년대 초반에 비해 낮아 기대가치가 큰 상황. 최근 도쿄지역 사무실 공실률이 낮아지고 있는데다 임대료도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삼성투신운용 ‘제이리츠펀드’ 역시 펀드오브펀드의 일종이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부동산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KB자산운용은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부동산펀드를 준비 중이다.
【루티즈코리아 사설펀드도 인기】
자산운용사가 직접 해외 부동산 건물을 사들인 경우도 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해외부동산펀드인 ‘맵스프런티어사모부동산차이나 1호’를 통해 중국 상하이 푸동지구의 대형건물을 매입했다. 중국 부동산개발회사인 허성촹잔은 허성국제빌딩 지분 100%를 ‘퍼시픽델타 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미래에셋이 이번 거래를 위해 새로 설립한 회사다. 총 구입자금은 2869억원(23억4000만 홍콩달러). 건물은 지상 33층 규모로 2008년 완공될 예정이다. 그 동안 국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가 건설사와 손잡고 해외부동산개발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으로 부동산펀드가 판매된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직접 외국에 빌딩을 건설하고 수익을 내는 펀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권뿐 아니라 해외부동산 컨설팅업체에서 내놓은 사설펀드도 인기다.
루티즈코리아는 올 6월 ‘루티즈클럽펀드 1호’를 내놓았다. 투자 대상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최근 미국 부동산이 가파르게 상승해왔지만 텍사스주 휴스턴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평균 부동산 가격보다 45% 정도 저평가됐다는 게 현지인들 평가다. 임채광 루티즈코리아 팀장은 “아직 한국에선 낯선 형태지만 해외부동산펀드를 내놓은 지 한 달여 만에 목표인 30억원 투자자금이 모두 모였다”며 “8월 말 2호를 출시해 열풍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 수익률은 9~12% 수준. 현지 수익률은 18%에 달하지만 외국인이 투자하는 형태라 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10% 정도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운용기간은 3년이며 회사 측은 운용기간이 끝난 후 부동산 시세 상승분의 추가 수익까지 기대하고 있다. 임채광 팀장은 “인기가 좋다 보니 금융권에서도 공동으로 투자하자는 제의가 들어올 정도”라며 “미국 휴스턴 지역을 비롯해 다른 투자성 있는 지역에도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부동산펀드의 매력■
우리나라 해외부동산 투자는 아직 초기단계지만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해외부동산 투자금액은 932만달러였지만 올 상반기에만 벌써 1억4000만달러에 투자건수만 383건을 기록했다. 이러한 열풍을 타고 해외부동산펀드도 인기몰이 중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운용사들이 설정한 해외부동산펀드는 17개였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만 12개 상품이 등장했고 일본, 중국 등지에 국한됐던 투자대상 국가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해외부동산펀드는 투자대상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부동산 직접 취득, 개발자금 대출 후 원리금 회수, 회사형 리츠 투자, 부동산 관련 주식 취득 등이 대표적이다.
김춘화 한국펀드평가 과장은 “해외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해외부동산을 보유하고 임대 목적으로 운용되는 펀드는 몇몇 사모펀드에 그쳤다”며 “다만 공모펀드 형태인 해외 리츠지수연동펀드와 해외 리츠투자펀드 등은 상대적으로 활성화돼 있다”고 말한다.
해외부동산펀드의 매력은 무엇일까. 먼저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부동산 직접투자와 달리 소액으로도 전세계 부동산을 대상으로 지역별, 부동산 유형별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부동산증권은 주식 등 다른 투자자산은 물론이고 투자 지역별로도 상관관계가 낮아 국제 분산투자효과가 있다. 증권에 투자하는 형태라 매일 공개된 시장 가격으로 자산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수익률도 꾸준한 편이다.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연 7~8%대 수익은 거뜬하다는 평가다. 때문에 증시가 혼란스러울 때 틈새 투자상품으로 가치가 부각되는 중이다. 부동산의 증권화가 낮은 것을 감안하면 시장 성장과 함께 수익률이 점차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의 특성상 물가 상승기에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최창훈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본부장은 “해외부동산펀드 투자대상 국가들은 위안화 절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중국을 비롯해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이 주를 이룬다”며 “건물 매각 차익을 통해 수익을 얻고 포트폴리오를 분배해 다양한 투자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전 세계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여 연초 대비 수익률이 5.13%(MSCI World Index)에 그쳤지만 글로벌 부동산증권펀드는 5월 말 기준으로 9.59%나 상승해 가치를 보여줬다. 피델리티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글로벌 리츠 시장은 약 600조원 규모로 2010년 약 10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론 한국은 아직 소규모 시장에 불과하다.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증권 시장 규모는 5억달러 수준. 이에 비해 일본은 리츠 제도 도입 6년 만에 40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스티븐 뷸러 피델리티 매니저는 “아직까지 한국의 부동산 증권화는 미미한 수준이라 앞으로 기업들이 비핵심 부동산 자산을 증권화하는 데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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